어젠 샤론 방 표경희 씨 생일이었다
아침에 미역국을 먹으며 '오늘은 누구 생일이지? '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바쁜 일정에 파묻혀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표경희 씨가 담당에게 오더니
예가원 레인보우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겠다고 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오후를 맞이했다
오후엔 이용인 장애연금과 관련해서 장부를 작성해야 하기에
통장정리를 위해 은행에 다녀와야 했는데
들어오는 길에 사과를 사다달란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평소 한 봉지를 사오라던 사과를 오늘은 두 봉지를 사오란다
너무 많이 사다 놓으면 상할수도 잇으니 한 봉지만 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한 봉지는 원장님께 드리고 싶단다.
'참 기특한 경희 씨구나'
신년을 맞이하며 원장님께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은줄 알았다
그렇게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는데
다른 이용인들이 모여서 하는말이
오늘이 표경희 씨 생일이란다.
에구머니~
샤론 왕언니 김영미 씨를 급히불러 확인하니 1월5일이 표경희 씨 생일이 맞단다
자신도 몽이 좋지 않아서 잊고 있었단다.
평소 방 이용인들과 간소하게나마 생일파티를 했었는데
작년 2월에 새롭게 방배치가 되면서 1월을 샤론 이용인들과 같이 보내지 못한 공백이 여기서 나타났다
마침 사택에 사과를 갖다주고 들어오는 경희 씨를 불러
생일인거 알았냐고 물어보니
알고 있었단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모두들 바쁜데 생일은 무슨... 그리고 또 생일이 뭐 별건가요?"
한다
누구처럼 -
철부지땐 자신의 생일을 가족이 잊고 지나게 되면 서운해하고 삐쳐서 말도 안하더니
철이 들어 어른이 된후엔 자신의 생일에 부모님께 전화해서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하고 또 나 낳느라 아픈 몸이 이번엔 괜찮냐고 물어본다더니
우리 경희 씨가 그짝이다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한 담당과 언니들한테 서운해 하기 보다
그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성숙함에
머리가 숙여진다
우리 예가원에 내가 숨을 커다란 쥐구멍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하루 였다.
오늘 우린 하루 지난 경희 씨 생일파티를 할 예정이다
난 쥐구멍을 찾는 대신 경희 씨 생일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이다.
경희 씨 ~
늦었지만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요
우리 오랫동안 행복하자